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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중국 주식의 강세와 미국 주식의 약세: 대조적인 시장 흐름
2025년 초, 글로벌 주식 시장은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중국 주식은 연초부터 강력한 랠리를 펼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반면, 미국 주식은 하락세에 접어들며 기존의 낙관론이 흔들리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MSCI 중국 지수는 3월 9일 기준으로 연초 대비 19% 상승하며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연초 성과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특히 딥시크(DeepSeek)의 R1 모델 출시로 촉발된 낙관론과 중국 정부의 기술 부문 지원 정책이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1. 미국 주식의 조정
반면, 미국의 S&P 500 지수는 지난주 2023년 이후 처음으로 조정 국면(10% 이상 하락)에 진입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매그니피센트 세븐(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의 매도세로 조정 국면에 빠졌다.
몇 달 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미국은 경제적·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예외적인 시장으로 여겨졌고, 중국 주식은 규제 강화와 경제 건전성 우려로 침체를 겪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재개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트럼프의 정책은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의 경제 둔화를 유발할 가능성을 높였고, 무역 전쟁 공포가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2. 중국 주식의 반등
반면, 중국은 AI 기술의 돌파구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포트 쉘터 투자 관리(Port Shelter Investment Management)의 CEO 리처드 해리스(Richard Harris)는 CNBC 인터뷰에서 이를 "대전환(great pivot)"이라 명명하며, "미국은 오랫동안 좋은 시기를 누렸지만 트럼프의 반경제적 정책으로 그 시기가 끝나가고 있다.
반면 중국은 힘든 시기를 겪었으나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5~7년간 미국 시장을 지배했던 매그니피센트 세븐의 폭등이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나스닥은 경기 침체 우려와 무역 전쟁 공포로 인해 매그니피센트 세븐 주식이 큰 타격을 받으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제프리 홍콩 글로벌(Jefferies Hong Kong Global)의 글로벌 주식 전략 책임자 크리스 우드(Chris Wood)는 "미국 주식 시가총액이 세계 주식 시가총액 대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말,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 담론이 지배적이던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2025년 들어 이러한 믿음은 퇴색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중국 시장의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과 회복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항셍 테크 지수(Hang Seng Tech Index)는 연초 이후 30% 이상 상승(LSEG 데이터)하며 기술주 중심의 강세를 입증했다. 이는 미국 시장이 직면한 불확실성과 대조되며, 글로벌 자금 흐름의 변화를 시사한다.
II. 미국과 중국의 경제 및 시장 전망: 주요 리스크와 기회
미국과 중국의 경제 및 시장 전망은 상반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경제 성장 둔화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동시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중국은 기술 혁신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회복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1. 미국 시장 전망
미국 경제는 2024년 실질 GDP 성장률 2.8%를 기록하며 견조한 모습을 보였으나, 2025년에는 상황이 악화될 조짐이다.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츠(Eastspring Investments)의 아시아 주식 전문가 켄 웡(Ken Wong)은 트럼프의 관세 전쟁과 재정 긴축 정책으로 인해 경제 성장률이 컨센서스 추정치 2.2%를 밑도는 2%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취임 첫 달 동안 미국의 부채와 적자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고, 그는 정부 재정 문제를 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러나 관세 정책은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웡은 "관세 전쟁이 경제 활동을 침체 수준으로 억제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스태그플레이션이 주요 리스크로 부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이체방크는 주말 보고서에서 "미국 주식의 매도세가 더 이어질 것"이라며, "무역 정책 불확실성이 4월 2일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포지셔닝이 계속 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석 전략가 빙키 차다(Binky Chadha)는 "지난 무역 전쟁 당시처럼 포지셔닝 밴드 하단으로 이동하면 S&P 500이 5,25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3월 17일 종가 5,675.12에서 7% 이상 추가 하락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망은 미국 주식 시장의 단기적 불확실성을 강조한다.
2. 중국 시장 전망
반면, 중국은 기술주 중심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딥시크의 R1 모델 출시 이후 AI에 대한 낙관론이 커졌고, 정부는 기술 부문에 대한 자금 지원 확대를 계획하며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밝혔다.
항셍 테크 지수는 연초 이후 30% 이상 상승하며 이 흐름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지난 17개월간 HSCEI/MSCI 중국 지수의 성과가 10년 전과 유사한 궤적을 보이고 있다"며, "급등 속도로 인해 조정이 임박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들은 정책 자극, 경제 재조정, 기술 돌파구 등에서 과거와 현재 주기의 "근본적 유사성"을 발견했다.
3. 전문가 의견
크리스 우드는 "투자자들은 미국의 랠리를 매도하고, 펀더멘털 개선이 뚜렷한 유럽과 중국의 조정을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씨티 리서치(Citi Research)는 중국을 비중 확대(overweight)로 상향하고, 미국을 2023년 10월 이후 비중 확대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미국 경제의 부정적 데이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결과다.
그러나 씨티는 "3~6개월 중립 전망일 뿐, 장기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AI 리더로 남을 것"이라며 AI 거품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낙관했다.
이처럼 중국은 단기 기회와 장기 잠재력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III. 밸류에이션과 투자 매력: 중국의 부상 이유
중국 주식의 부상은 단순한 모멘텀을 넘어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과 구조적 요인에서 기인한다.
미국 대비 저평가된 중국 시장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기존의 미국 중심 투자 흐름을 뒤흔들고 있다.
1. 밸류에이션 비교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MSCI 중국 지수는 예상 1년 수익의 13.38배에 거래되며, S&P 500의 20.72배보다 훨씬 저렴하다. JP모건의 아시아 태평양 주식 리서치 책임자 제임스 설리번(James Sullivan)은 "중국은 투자자 포지셔닝이 극도로 낮은 상태에서 글로벌 대비 밸류에이션이 매우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중국 시장이 오랫동안 저평가 상태에 머물렀음을 보여준다. 반면, 미국은 지난 6년간 강세를 지속하며 상대적으로 고평가 논란에 직면해 있다.
2. 중국 시장의 모멘텀
리드-랙 리포트(The Lead-Lag Report)의 마이클 가예드(Michael Gayed)는 "중국 시장이 향후 4년간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며, 이는 트럼프 정책과 무관하고 "시작 밸류에이션"과 "엄청난 저투자(tremendous underinvestment)"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오랫동안 투자 관점에서 죽은 돈(dead money)이었고, 금융 자문가들이 고객을 위해 반대 베팅을 고려하기조차 어려운 시장이었다"고 설명했다.
리처드 해리스는 "밸류에이션은 중요하지만 100% 결정적이지 않다. 현재 중국 시장의 모멘텀과 정부 자극책의 경제·시장 유입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 구조적 요인
중국 A주는 오랫동안 침체되어 있었고, 이는 미국의 6년 강세와 대조를 이룬다.
정부의 자극책은 경제 회복을 넘어 주식 시장으로 확산되며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씨티 리서치는 중국을 비중 확대, 미국을 중립으로 조정하며, "미국 경제의 부정적 데이터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AI 리더십을 공유하며, AI 거품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매력은 저렴한 밸류에이션, 모멘텀, 정부 지원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투자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중국 시장을 재평가하고 있으며, 미국의 상대적 약세 속에서 글로벌 자금 흐름이 재편되고 있다.